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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대인간의 갈등과 화의 해소 (2)

by 구대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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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소한 일에 욱하는 이유

 

 작은 일에도 화부터 내는 사람들이 있다. 강영진교수에 따르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 전에 다른 일로 이미 화가 나 있다가 사소한 것을 통해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지니 효과라고 한다. 아라비안나이트에서 요술램프에 들어있던 거인 지니가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자신을 구해준 알라딘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화는 이렇게 다른 대상으로 전이되는 속성이 있다. 화는 마음속에 담아두기엔 너무 무거운 감정이어서 어떻게든 표출할 대상을 찾는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 눈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본인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어서 분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은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한다.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그것과 어긋나는 작은 일에도 화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늦게 들어온 남편은 아내에게 “밥이 왜 이래? 물도 하나 못맞추고……”라고 말한다. 사실 그가 문제 삼는 건 밥의 정도가 아니다. 자신을 맞이하는 아내의 태도를 탓하는 것이다. 무성의한 행동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내는 힘든 하루를 몰라주고 음식 간이나 트집 잡는 남편이 서운해서 화가 난다.

 셋째, 실제로 사소한 일에도 주위 사람에게 자주 화내고 짜증 내는 경우가 있다. 원래 성미가 까칠해서일 수도 있고, 신경쇠약이나 편두통 등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심각한 욕구불만이라는 근본 원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1) 화의 통제

 사소한 일에 화가 나는 것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그 사소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분노의 핫 버튼’은 무엇인지, ‘방아쇠’ 역할을 하는 자극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필요하다. 나만의 핫 버튼을 인식해 보고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고 남아 있는 기억을 정리하는 연습하는 것이다.

 강한 분노와 공격성은 강함보다는 약함에 가깝다 (요즘 열 폭, 즉 열등감 폭발이라는 말이 있는데 굉장히 적절한 표현이다. 자아상이 단단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인정할 수 있다. 자존감에 상처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아 가약하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상대방의 업적을 곧 자신의 상처로 받아들인다) . 불쑥 화가 날 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는 무엇에 그렇게 상처받았는지, 그것이 왜 그리 아픈지, 무엇에 좌절했고 무엇이 두려운 건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자.

 

(2) 분노의 핫 버튼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데 나만 불쑥 분노가 치밀 때가 있다. 속칭 뚜껑이 열린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거의 반사적으로 화가 치솟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자신의 분노의 핫버튼 을 누른 것이다 (물론 그날그날의 기분도 중요하다. 잘 풀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매사 짜증 나고 열 받는 날도 있다) . 강진아에 따르면, 누구에게나 분노의 핫 버튼, 분노의 아킬레스건이 있다. 무언가가 당신의 무의식적 믿음을 건드릴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분노가 욱하고 치솟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것은 마음속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미해결과제와 관련되어 있다. 과거에 화났던 장면, 그리고 상처받았거나 좌절했던 상황과 비슷한 일을 맞닥뜨리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극받게 되고, 이것이 곧 분노라는 감정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분노의 버튼 중에는 아킬레스건처럼 유난히 예민한 핫 버튼이 있다. 몇 년이 흐르고 수십 년이 흘러도 똑같은 강도로 화가 나는 경우다.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기억으로 인해 분노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그 기억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용하면서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분노를 느끼는 원인이 과거의 심적 상처나 좌절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처럼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은 기억과 상처가 많으면 많을수록 작은 자극에도 강한 반응을 보이게 되고, 결국 평소에 자주 성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작은 자극에도 화를 내는 것이 습관화되면 사소한 일에도 ‘욱’하는 다혈질 성격으로 굳어지기 쉽다.

 

(3) 분노의 근본 원인

 분노의 근본 원인은 상처와 좌절, 두려움이다. 주변에 별다른 이유 없이 유난히 화를 자주 심하게 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그동안 세상을 살아오면서 상처를 많이 받아 자아가 약해질 대로 약해진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조그만 자극조차도 자신에게 상처를 주려는 공격으로 받아들여 항상 방어기제가 작용하는 ‘분노중독자’가 된 것이다. 화가 많은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강하고 고집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그 내면은 매우 약하고 불안하며 상처투성이다. 심리학자 게스 카터 박사는 분노라는 감정은 결국 “나를 존중해줘”, “내 말에 귀 기울여줘”, “나도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줘”, “나를 막 대하지 말아줘”라는 호소라고 하였다.

 

3) 화의 표현

 

(1) 화의 표현방식

 무조건 화를 참는 것이 건강한 방식은 아니다. 화를 해소하려면 적절한 표현이 필요하다. 적절하다는 것은 자신에게도 또 상대방에게도 해롭지 않고 관계를 해치지 않는 방식이다. 먼저 분노를 표현하는 건강하지 않은 세 가지가 있다.

 

 ① 수동적 표현 : “그냥 내가 참고 말지”라고 생각하며 화를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참아 넘긴다. 이렇게 하는 사람 중에는 제대로 감정을 표현해 본 적이 없어 자신이 화났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 채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감정을 표현해 봤자 자신에게 이로울 게 없다는 생각에, 혹은 감정을 드러낸 후 벌어질 상황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자신의 감정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에 더 신경을 쓴다. 때로는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되도록 그들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대개 작고 조용한 목소리를 낸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움츠린다. 그러다가 화와 울분이 쌓여 한순간 분노가 폭발할 때가 있다. 그 뒤 “어이구 내가 왜 그랬지?” 그냥 계속 참을 걸 하는 생각에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껴서 다시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간다. 그러나 억압한다고 해서 감정은 사라지지는 않는다. 해소되지 못한 감정이 쌓이다 보면 고혈압, 우울증, 화병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② 공격적 표현 : 화를 소리 지르기, 막말하기, 물건 던지기 등의 과격한 행동으로 표현한다. ‘누구든 날 건드리면 가만있지 않겠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손해 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만 앞세우며 상대방에게 정신적⋅신체적 상처를 주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 내가 화나는 건 다 너 때문이니 무조건 내가 옳아. 네가 틀렸다는 걸 알려주겠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말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은 채 자기 생각만 무조건 강요한다. 유아기적 표현방식이다.

 ③ 수동-공격적 표현 :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간접적으로 공격한다. 수동적 유형과 유사해 보이지만 나중에 소심한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들은 화날 때 상대방을 멸시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자기이익만 생각하는 태도를 취한다.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직접 표현하지 못하고 빈정거리기, 비웃기, 비꼬기, 토라지기, 무시하기 등의 행동을 한다. 또한 말을 섞지 않기, 연락을 거부하기, 만남을 회피하기 등의 간접적 방법으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그 사람 앞에서는 말을 따를 것처럼 하고 미적미적 미루거나 피하기 때문에 주변에서 책임감이 없고 믿지 못할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 세 가지 유형은 모두 건강하지 않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화내는 법은 무엇일까? 분노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자기 주장성이 필요하다. 단호한 표현은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지도 않고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지도 않는 방식이다.

 

(2) 분노 표출의 조절

 화가 나는 것은 의지로써 조절할 수 없는 생리현상과 같다. 반면 화를 내는 것, 분출하고 표현하는 것은 의지로써 조절이 가능하다. 우리에게는 화에 대한 억압 능력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집에서 가족과 있을 때 특히, 엄마와 있을 때 화를 참지 않고 터뜨린다. 그러나 직장 상사나 시부모 앞에서는 꾹 참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행동한다. 그것은 누구나 행동을 자제하는 자기조절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윌리엄 데이비스 박사는 분노 표출의 억압 능력을 자동차 브레이크에 비유하였다. 그는 억압 능력을 내부 억압과 외부 억압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내부 억압이다. 예를 들어, “어르신들 앞에서는 아무리 화가 나도 소리 지르면 안 돼. 화난다고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옳지 않아. 지금 화를 내봤자 나한테 이로울 건 하나도 없어”와 같은 생각이 화를 참게 해주는 것이다.

 둘째, 외부 억압이다. 화를 참지 못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화를 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앞에서 화내면 과자를 안줄지도 몰라. 화난다고 비싼 휴대전화 던져 박살 내면 또 사야 하잖아. 성질대로 주먹다짐 하면 폭행죄로 경찰서에 끌려갈 거야.” 이런 생각에 따라 부정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 화를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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